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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61015 ~ 20161016
타입
Array
코스
화순-박수기정-대평-논짓물-예래생태공원-중문

DAY3-2 : 화순 - 박수기정 - 대평 - 논짓물

지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올레길 9코스는 박수기정으로 바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쪽으로 돌아가는 코스로 되어있습니다. 9코스만 걷는 것이라면 코스데로 갔겠지만 계속 나아가야하는 때에는 이렇게 의도적으로 코스를 돌려 놓은것이 못마땅 합니다. 엄청난 경관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미 시간은 오후 5시가 가까워졌고 빠른길로 가기로 합니다.

 

정상적인 올레길 9코스는 황개천교를 건너 좌회전이지만 우리는 우회전하였습니다. 위성 지도상으로는 밭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현재는 공원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도 야영장소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사진에는 나오지 않지만 우측으로는 바다가 조망됩니다.

 

사진이 왜 부족한가 생각해보니 이때부터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공원을 지나 10분가량 오르막이 지속되고, 올레길 9코스와 교차되는 지점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우측으로 원래 코스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확인하고 좀 더 단축해서 코스로 합류하려고 직진하였습니다.

 

 

진행하다 보면 잘 가꾸어진 정원 같은 과수원? 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사유지로 안쪽에는 집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엄청 큰 개들이 있는데 개를 매우 좋아하는 저로서도 갑작스러운 만남은 위협적이었습니다. 다행히 관리하시는 분들의 "안 물어요"라는 말에 이내 안심이 되었습니다. 덩치에 비해 순한 녀석들이었습니다. 길을 물어보고 다시 코스로 합류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인위적이지 않게 잘 가꾸어진 정원이었습니다. 이런 곳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개들이 부러울 정도! 하지만 사유지이므로 앞서 언급한 위치에서 원래 코스로 합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정원을 빠져나가면 코스와 만나게 되고 아래로는 9코스와 8코스가 만나는 대평 마을이 내려다 보입니다. 우리가 지날 때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는데 바람이 없다면 이곳에서의 하룻밤도 멋질 것 같습니다.

 

박수기정을 걷는 코스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짧은 구간임에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아래서 올려다볼 때의 기암괴석 절벽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 신비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대평포구로 내려가는 길

 

대평으로 내려가는 길은 내리막이 한참 이어집니다. 왼쪽은 깊은 계곡 지형입니다. 반대편은 산을 깎고 다지고 리조트 건설이 한창이었습니다. 자연 그대로였으면 더 좋았을 멋진 곳을... 아쉬운 마음으로 터벅터벅 무거운 발을 내딛습니다.

 

다 내려오니 박수기정 뒤로 일몰이 시작되고, 온 세상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잠깐이었지만 다시 힘이 나는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수기정을 주인공으로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군요. 

 

9코스의 시점이자 8코스의 종점인 대평포구

 

경로 기록을 위해 켜둔 '트랭글'의 일몰 알람이 시끄럽게 울어댈 무렵 대평포구를 지나 8코스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때 시간이 18시. 화순에서 16시 30분에 출발했기 때문에 1시간 30분 정도로 9코스를 마무리 한샘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녁을 먹기 위해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를 버리고 대평 안쪽을 통과하기로 합니다.

 

어딜가도 반겨주는건 견공들이다

 

올레8코스의 휠체어구간은 야간에 유도등이 점등된다.

 

저녁 역시 CU 편의점에서 해결을 했습니다. 대평 CU 편의점은 외부에 앉아서 먹을 공간이 잘 되어있습니다. 비, 바람도 피할 수 있는 장소도 있어서 도보여행자에게는 참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완전히 어두워졌지만 보름달이 환해서 걷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시 코스로 합류하는 예래 포구부터는 '휠체어 구간'으로 길도 평탄하고 바닥에 유도 조명이 있어 논짓물 까지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자동차도 지나는 도로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야간에 진행할때는 빛에 반사되는 리플렉티브 기능이 포함된 아이템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고 보니 로드용 러닝화는 이런 장치들이 있지만 트레일용 러닝화에는 대부분 없는듯 싶습니다. 배낭들도 그러한데 고싸머기어의 배낭들은 그러면에서는 잘 되어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19시 40분 논짓물에 도착. 원래는 논짓물 현판석 뒤로 보이는 공간에서 야영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바람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휘몰아치는 상황에 난감했습니다. 맞은편도 공원으로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는 공간이 있어 다행히 텐트를 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3박4일 하이킹의 마지막 밤이 깊어갑니다.

 

 

DAY4 : 논짓물 - 예래생태공원 - 중문입구

바다로 부터 거침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 줬던 야영지

 

이번에 사용한 제로그램의 엘 찰텐(Zerogram El Chalten 2P Platinum)은 역시 만족스러운 텐트입니다. 빠른 설치는 악천후에서 빛을 발합니다.

 

다음날 아침. 예상대로 날씨는 나쁨이었습니다. 당장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죠. 아침에 보니 야영한 장소는 제법 좋았습니다. 화장실도 가깝고 깨끗하며 뜻밖의 온수도 나왔습니다. 주변에 족욕 카페와 우동집, 그리고 편의점까지 있습니다. 이 정도면 호텔급 야영지입니다. 전날 밤에 보니 드라이브 코스로 들렸다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보통땐 평온하지만 오늘따라 사나운 논짓물.

 

논짓물은 산에서 내려온 계곡물인 민물과 해수가 만나는 담수욕장으로 원래는 어린이들도 물놀이를 할 수있는 장소로 여름철에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높은 파도로 민물과 해수가 섞여 버렸습니다. 논짓물에 오기 전까지는 춥더라도 들어가 볼까라는 고민도 했었지만 괜한 고민이었습니다.

 

논짓물에는 용천수(민물) 노천탕도 있습니다. 계곡물을 잠시 모았다가 흘러가게 하는 방식으로 여름에 지난다면 시원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 서둘러 마지막 날 코스를 진행합니다. 최종 목적지는 올레길 8코스가 지나는 중문입구로 제주시로 가는 버스들이 많이있는 곳입니다.

 

개발이 한창인 제주도. 공사가 멈춘 리조트는 흉물스럽다.

 

논짓물을 떠난 지 몇분 안되서 예래천으로 접어 듭니다. 정식명칭은 '대왕수천 예래생태공원'으로 개천을 따라 5km나 이어진 공원입니다.

 

생태공원은 아주 잘 조성되어 있었고 야영할만 장소는 천지였습니다. 그에 비해 이용하는 사람은 많이 없는듯한 느낌입니다. 중문에 오거나 주변에서 숙박을 한다면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로 생각됩니다.

 

생태공원이 끝 지점에 도착하니 노천탕이 또 있습니다. 마침 진흙은 밟은 터라 잠시 앉아 발을 담구며 씻었습니다. 뼛속까지 차가운 수온입니다. 논짓물에서 입수는 정말 괜한 고민이었습니다.

 

공원에서 나오면 차도 옆 인도를 따라 이동합니다. 중문입구에 도착하니 버스정류장 근처에 반가운 스타벅스가 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 칠리 없죠. 마침 비도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도 잠시 피하고 휴대폰 충전도 하면서 버스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제주시내로 가는 버스는 수시로 있었습니다. 아직 제주도에서 일정은 남아있지만 4일간의 하이킹의 끝은 시원섭섭한 기분입니다.

 

스타벅스에서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는 길. 비는 추적추적 계속 내립니다. 영실 입구에서 시작해서 수많은 오름과 올레길을 걸었던 3박 4일간의 하이킹. 글을 쓰는 지금 돌이켜보니 아주 멋진 길을 걸었구나 생각됩니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려줬던 길과 풍경들. 아직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아련한 추억이 됩니다.

 

1, 2일차는 속세와 떨어진 산과 오름 속에서 대자연을 만끽하였고, 3, 4일차는 올레길을 기반으로 잘 갖춰진 인프라 덕분에 비교적 편한 하이킹이 되었습니다. 글을 보고 제주도 하이킹을 계획 중이라면 총 4편의 내용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영실 입구에서 원물오름까지의 코스는 한 번쯤 꼭 걸어 보셨으면 합니다. 이제 날씨가 추워지니 눈 내린 그곳의 풍경도 참 기대됩니다.

 

 

끝.

Author

강선희
  • Chief editor

'제주도 3박4일 하이킹' 시리즈 보기

  • 1. 제주도 3박4일 하이킹 #DAY1 영실에서 돌오름까지
  • 2. 제주도 3박4일 하이킹 #DAY2 영아리오름에서 원물오름까지
  • 3. 제주도 3박4일 하이킹 #DAY3 모슬포에서 화순까지
  • 4. 제주도 3박4일 하이킹 : #DAY4 박수기정에서 중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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