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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 오네오네(Hoka One One)의 스카이 아칼리와 카하는 호카의 2019년 하이킹 라인업에 새롭게 등장한 모델입니다. 카하의 경우 eVent®를 사용하였고 전형적인 등산화를 기반으로 한 모델로 겨울에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아칼리의 경우는 실제로 착용하기 전까지는 어떤 느낌일까 매우 궁금했습니다.


테스트를 진행하는 동안 겨울에는 카하와 토르의 차이점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셨고, 봄이 되면서 아칼리와 카하의 차이점을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카하와 아칼라의 리뷰를 따로 진행하려다가 지난겨울의 적설량이 너무 적어서 조금 난감했습니다. 이유는 카하는 겨울에만 착용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용하려다 보니 사용시간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에 아칼리를 테스트하였고, 두 제품은 확실하게 서로 다른 포지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칼리의 사용 계절에 대한 정확한 느낌을 알고자 더위가 시작되는 최근(5월)까지 테스트해보았고, 전체적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카하 | Kaha

일반적인 등산화를 4계절 모두 신는 분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겠지만, 저의 경우는 계절에 따라 적절한 신발을 사용해서 하이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카하의 경우는 실제로 제품을 접하기 전부터 겨울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모델입니다. 그래서 테스트 초기에 중점적으로 확인한 것은 토르 울트라 하이와의 차이점이었습니다. 사이트의 기사로는 작성하지 않았지만 유튜브를 통해서 간단 비교 영상을 올렸었지요.



카하의 미드솔은 토르에 비해 반발력이 없고 단단하게 유지해주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포장된 도로 등의 단단한 지형에서 토르에 비해 충격을 상쇄하지는 못합니다. 산행 시 물렁한 쿠셔닝보다 단단하게 지지해주는 것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좋은 착용감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 쿠셔닝 스타일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단단한 쿠션을 가진 제품이 비교적 미드솔의 내구성이 좋은 편입니다. 신발을 신다 보면 미드솔이 점점 무너지게 되는데 리바운드가 많은 미드솔의 경우 그 시기가 더 빠릅니다.



Photo by @son_captain


발목의 경우 토르에 비해 두툼하고 발목을 감싸는 느낌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토르의 경우 발목이 유연하게 움직입니다. 따라서 발목이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은 카하가 덜 합니다. 발목의 형상도 그렇지만 카하의 미드솔 섀시는 상당히 넓게 퍼지는 형상입니다.



이렇게 아래로 퍼지는 하체는 좌우로 비틀리는 횡방향 안정성이 매우 유리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회전반경이 넓어져 움직임은 둔하게됩니다. 토르의 경우 카하보다는 민첩하게 반응합니다.


카하의 포지션


Photo by @son_captain


토르 하이도 마찬가지지만 카하는 국내의 경우 겨울에만 신는 것이 좋습니다. 카하의 방수구조는 여름이나 가을에 비가 오는 경우보다는 겨울철 눈이 쌓인 길에서 효과적입니다. 눈에 파묻히며 이동해도 눈이 신발 내부로 침투하지는 않습니다. 토르 하이의 경우도 눈에서 방수능력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겨울을 제외하고 비가 오거나 고인 물에 의해 침수되는 경우는 멤브레인으로 방수처리된 신발보다 통기성이 더 좋은 매시 타입의 신발 신고 빠르게 건조되는 것이 더 낫습니다. 무엇보다 카하는 겨울 이외의 계절에 신기에는 너무 덥고 무겁습니다.



Hoka One One Tor Ultra Hi WP


토르 하이의 경우 국내 하이커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입니다. 디자인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좋아서 전천후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편한 신발에 계속 발이 가는 것이 필연적이겠지만. (어벤저스에서는 필연적인 존재의 머리를 '토르'가 날려버렸습니다만) 신발은 지속적으로 신게 되면 재봉 선과 원단에서 늘어짐이 발생하고 멤브레인을 적용한 방수 신발들은 그럼 틈으로 수분이 침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말 방수가 필요한 상황. 즉 겨울철 눈길에서 실력 발휘가 제대로 안되게 됩니다.


우리가 2015년부터 사용한 토르 하이의 초창기 모델은 겨울철 눈 길에서만 선택적으로 사용하였고 현재까지도 방수능력뿐 아니라 컨디션도 매우 좋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토르의 방수 성능에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은 대부분 그 외의 계절에도 많이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카하를 설산에서 선택적으로 사용한다면 오랜 기간 동안 사용하기 좋은 신발입니다. 가벼운 스타일의 신발로 하이킹을 한다면 겨울철에 선택할만한 편안한 신발의 후보들은 정말 얼마 안 됩니다. 카하를 동계용 하이킹 신발로 사용한다면 몇 년간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신발이 될 것입니다.


내구성은 우선은 좋았습니다. 카하의 누적 주행거리는 약 40km 정도이고, 현재의 컨디션은 초기와 별차이가 없습니다. 내구성에 관한 결론은 더 착용 해봐야겠지만 카하의 포지션이 확실해진 만큼 저의 경우 내구성에 문제가 되는 상황은 쉽게 찾아오지 않을듯 합니다. 카하의 상세한 리뷰는 돌아오는 겨울 다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칼리 | Arkali


아칼리의 첫 느낌은 디자인적인 부분 때문에 매우 독특하고 약간은 충격적이었습니다. 거대해 보이는 하체와 발목의 벨크로 시스템은 선호하는 디자인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신선했습니다. 착용 전에는 발목 벨크로가 차별화구나라고 했지만 착용 후에는 다른 부분들에서 더욱 놀랐습니다. 




내구성

아칼라의 어퍼는 외적으로도 강인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합성 고무로 덧데어진 토-프로텍션과 케블라 섬유가 함유된 MATRYX®는 무게 대비 강성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 사용 시에도 토-프로텍션은 발 앞쪽을 효과적으로 보호하였고 어퍼의 내구성도 문제를 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예상대로 아칼라의 내구성에는 약점이 없습니다. 모든 부분이 탄탄하며 어떤 부위도 손상되지 않는 컨디션 유지력도 좋습니다. 험한 국내의 산에서 가장 필요한 내구성을 충분히 갖춘 신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5월 30일 업데이트 : 아웃솔 하늘색 영역(중족부)의 러그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러그 중 일부가 뜯겨지는 현상을 발견하였습니다. 내구성 부분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벨크로 시스템


아칼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발목에 적용된 벨크로 시스템입니다. 발목 앞쪽을 감싸는 넓적한 벨크로와 발뒤꿈치를 잡아주는 벨크로는 뒤틀림 안정성을 향상시킵니다. 여기에 카하와 마찬가지로 넓은 형상의 하부 섀시와 상호작용하여 대부분의 지형에 대응할 수 있게 해줍니다. 발목쪽 벨크로는 부드럽고 푹신하지만 사용자에 따라서 답답함에 불편함을 가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경우 압박 정도를 조절해서 완화할 수 있습니다.



쿠셔닝 과 접지력

미드솔 자체에서 오는 느낌은 물렁물렁하지 않고 비교적 단단하게 지지하는 스타일이지만 아칼리는 오솔라이트 인솔이 적용된 것과 동시에 폼 층이 하나 더 있어 카하보다 리바운드가 있는 느낌을 줍니다. 아칼리의 하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중족부 지지력과 발가락 부위였습니다. 보통 바위나 돌의 모서리를 발의 가운데 부분으로 지지하면 날카로운 느낌이 대부분 전달되면서 뒤틀리기 마련인데 아칼리는 그런 경우 지지력이 매우 좋습니다. 그럼 중족부가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경우가 필요할까?라는 의구심이 들겠지요. 평탄한 트레일을 뛰거나 걸을 때는 염두에 둘 필요가 없겠지만 국내 산들은 돌들이 많습니다. 돌만 밟으면서 징검다리 건너듯 진행하는 경우도 상당히 많죠. 아칼라는 그런 경우에도 실력 발휘를 합니다.



요즘 시장에 나오는 등산화들은 대부분 접지력이 좋습니다. 아칼리에 적용된 비브람 메가 그립은 이미 검증된 아웃솔입니다. 초창기에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빠른 마모’ 역시 요즘에는 그렇지도 않습니다. 대부분의 지형에서 트랙션이 좋았으며, 흙이 많고 경사가 심한 지형에서의 지지력도 좋았습니다.



다소 깎여있는 뒤쪽 아웃솔의 형상은 민첩한 반응을 위해서 좋았는데, 발 뒤가 빠지면서 트랙션을 잃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중족부의 지지력 만큼이나 좋았던 부분은 발 가락 부위입니다. 발 안쪽 부분이 발가락 끝부분에서 푹 꺼지는 느낌이 드는데 발가락이 지형과 상당히 긴밀한 상태로 만들어줍니다. 이는 발끝으로 지형을 지지해야 하는 경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해주는 부분으로 아칼리의 큰 장점 중에 하나입니다.


통기성

프리뷰 영상에서도 언급한 부분으로 통기성은 좋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 때문에 더운 계절까지 사용해본 것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통기성은 아칼리의 최대 단점이기도 합니다. 프리뷰에서 언급했던 타공 된 폼은 통기성 확보보다는 딱딱한 갑피와 발의 접촉 시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완화해주는 역할이 더 큰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통기성이 안 좋은 대신 외부로부터 이물질은 완벽에 가깝게 차단합니다. 우선 발목을 벨크로 시스템으로 폐쇄해서 큰 입자의 모래나 돌의 유입을 막습니다. 갑피 역시 먼지의 유입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매시 형태의 트레일 러닝화를 신고 양말을 벗어보면 발이 엄청 까맣게 되는데 아칼라의 경우 그런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시 발에서 발생한 땀을 외부로 배출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때문에 더위가 있는 계절에는 더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타입의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아칼리는 험한 한국 지형에 좋은 신발입니다. 복합 트레일보다  험로를 이동하는 산행이라면 통기성을 포기하고 선택할만한 합니다.



총평


아칼라는 대부분의 노면에 대응할 수 있는 좋은 접지력의 아웃솔을 가지고 있고, 내구성을 중점적으로 설계된 어퍼는 험로에서 발을 안전하게 보호합니다.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앞발가락은 포어풋의 추진력을 높입니다. 발목의 벨크로 시스템은 뒤틀림을 안정화하고, 중족부의 안정성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입니다. 이렇게 열거한 장점을 토대로 아칼리는 돌과 바위가 많은 험로, 다양한 지형이 많은 한국 산에 최적화된 신발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스카이 시리즈를 보며 카하가 전형적인 등산화를 가볍고 트렌디하게 어렌지 했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기존의 등산화를 대체하기에 아칼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칼리의 통기성은 매우 취약합니다. 저 역시 더위가 시작되는 이제는 더 가볍고 시원한 트레일 러닝화를 신겠지만, 험한 지형으로 산행을 간다면 아칼리를 언제든 염두에 둘 것입니다. 그만큼 아칼리는 능력치가 높은 좋은 하이킹 신발입니다.



장점

  • 전반적으로 훌륭한 내구성
  • 다양한 지형에 대응하는 접지력
  • 횡방향 및 중족부 안정성


단점

  • 통기성
  • 발가락 윗면과 어퍼의 접촉 시 통증(급경사에만 해당)
  • 아웃솔 아치 부분의 내구성에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양

  • Hoka One One Sky Arkali
  • 최적사용: Hiking
  • 무게 : 432g (US9 기준)
  • 아웃솔 : Vibram® MegaGrip Hi-Traction Outsole with 5mm Lugs
  • Heel-toe drop: 5mm
  • 특징 : MATRYX® upper/ 발목과 발 뒤꿈치 끈(벨크로)
  • 브랜드 : HOKA ONE ONE
  • 가격 : 259,000원

Author

강선희
  • Chief editor
Photo kangsai, son captain, cay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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