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라이튼 클라이밍(Lighten Climbing)을 만들고 1년 정도 지났을 때 였을까?

 

불현듯 같이 운동하던 멤버들과 해외 등반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생각난다. 맨날 유튜브로 만 보던 날레, 지미웹, 다니엘 우드 같은 등반가 들을 보고 든 생각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암질의 바위를 잡아보면서 외국 친구들과 교류하고 싶은 욕망이 불타올랐기에 바로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한국에서 매드락 V11(8A)를 완등하면서 더 큰 목표가 생겼다. 운동을 열심히 해서 해외에 등반을 간다면 V13(8B)의 루트를 완등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고 동시에 국내에 있는 볼더들과 난이도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설렘도 잠시 코로나라는 벽에 막혀 모든 계획이 틀어졌다.

 

그 후 라이튼 클라이밍을 운영하면서 라이튼 프로덕션이라는 또 하나의 카테고리를 늘리게 되었다. 국내에 있는 클라이머들의 멋진 모습들과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 중에 영상이 최고의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상 장비들을 구매하고 프리미어 프로를 공부했다. 그리고 운명인 듯(OUTER PEACE, 노백인우주선, LAST RAY, MERCY) 등의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물론 최선을 다했고 부족함을 스스로 느끼고 있지만 계속 발전할 생각이고 더 많은 영상들을 제작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자비 선수의 (MERCY) 상영회를 기획할 때쯤이었다. 나의 친한 동생이기도 한 (노백인우주선)의 주인공인 이주용 클라이머의 파타고니아 등반을 위한 다음 스텝인 알프스(Alps)의 에귀디미디(Anguille du midi)를 등반하러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스위스를 거쳐 프랑스 에서 등반을 종료하는 스케줄로 여행 계획을 잡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나의 오랜 친구인 이윤석 클라이머의 여행 계획을 듣게 되었다. 그는 아프리카(Rocklands), 그리스(Kalymnos), 프랑스(Ceuse), 스페인(Chullia), 호주(Tasmania+BlueMountain), 태국(Bonsai) 등 총 6개월의 등반 여행을 계획 중 이었다.

 

나는 바로 두 친구들과 동네 맥줏집에서 만났고 긴 이야기 끝에 주용과 나는 프랑스의(Fontainebleau)에서 등반을 하고 아프리카(Rocklands)로 넘어가서 윤석과 셋이 등반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이 번 여행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사람들이 가볍게 볼 수 있는 형태의 영상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공유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해외여행을 길게 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번 해외여행을 나가면서 많은 것 들을 포기해야 했다. 정기적으로 하던 짐 세팅 외주, 영상 및 디자인 외주, 제품 판매 등 혼자 모든 일들을 해 왔기 때문에 리스크가 클 것을인지 했지만 이 멤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여행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있을까라는 생각에 더 가치 있는 선택을 하기로 했다.

 

곧바로 모든 클라이언트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리고 해외에 있으면 제품 판매에 있어 CS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판단에 라이튼 클라이밍 홈페이지를 잠시 중단 시키기로 했다. 마침 모든 재고들이 품절이었고 추가 생산도 멈추었다. 우리 제품을 기다리는 고객분들에게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것보다 고객분들이 우리 영상을 보고 ”나도 해외에 나가서 등반을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 자체가 더 의미 있겠다.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주로 자연환경에서 영상을 촬영하다 보니 장비보호 와 충전에 대한 걱정으로 패킹의 부피와 무게가 커지는데 자연스럽게 경량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기분이 들곤 한다. 거기다 이 번 여행에서는 등반 장비와 캠핑 장비를 챙기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보통 이코노미 기준으로 (기내 수화물 8kg + 위탁 수화물 23kg)까지만 들고 갈 수 있어 90L의 더플휠(바퀴달린 더플백) + 블랙다이아몬드의 (스톤더플프로 45L) 를 가져갔다.

90L의 더플휠 보다 등에 맬 수 있는 백팩을 선호할 수도 있지만 이 번 여행 특성상 어프로치가 긴 곳이 없고 차량이나 숙소에 큰 짐들을 보관할 수 있어 더플휠을 선택하였고 등반지에서 부담 없고 빠르게 장비를 꺼내서 사용할 수 있는 내구성 좋은 블다의 스톤더플백을 챙겼다. 하지만 볼더링 여행 중에 가장 걸리 적 거리는 존재는 바로 크러쉬패드(볼더링패드) 이다. 무게에 비해 부피가 큰 패드는 추가 수화물로 들고 가는 데만 약 15~2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항공사 티켓 옵션에 따라 위탁 수화물을 2개 실을 수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볼더링 패드는 프랑스에 가서 구매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

 

그렇게 나는 혼자서 프랑스로 출국하게 되었다.

 

약 3개월 전에 스페인에(LAST RAY)를 촬영하러 갔을 때와 비슷하게 준비할 서류들이 많았다. 혼자 비행기를 타는 것은 여전히 설렜고 한 번의 경유 끝에 프랑스(샤를 드 골 공항)에 도착하였다. 주용과 만나서 첫 번째 숙소에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알프스를 다녀온 주용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하고 온 주용의 무용담을 듣느라 정신없고 반가웠다. 그리고는 바로 기절했다.

퐁텐블로에서의 첫 등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일단 짧은 어프로치가 인상적이었다. 한국으로 치면 지하철역에서 실내 암장을 가는 거리 정도의 어프로치에 많은 볼더들이 모여있다. 한 섹터에서 일주일도 등반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바위의 암질은 입자가 곱고 부드러웠다. 직선보다는 곡선의 형태를 많이 가지고 있었고 크림프 홀드에 자신이 있었지만 퐁텐블로의 크림프 홀드는 확실하게 잡힌 느낌을 받기가 힘들었다.

 

한국의 암질은 화강암이 대부분인데 화강암 중에서도 정말 거친 입자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단점이 있는데 그만큼 센 각도에서도 홀드들이 잘 잡히지만 스킨이 금방 닳는다. 하지만  퐁텐블로의 암질은 부드러워서 등반을 오래 해도 괜찮았고 스킨 관리가 비교적 쉬웠다.

 

퐁텐블로의 낮은 정말 길다. 오전 8시쯤 해가 뜨고 오후 10시쯤 해가 진다. 그 말은 즉 몸이 허락한다면 등반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오전에 등반을 가면 중간에 한 숨 자고 일어나도 4~5시간은 등반을 더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퐁텐블로에서 할 수 있는 동작들은 섬세한 동작들이 대부분이었다. 먼저 발 홀드부터 설명하자면 클라이밍 짐의 볼륨들처럼 면을 딛고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슬로퍼 포켓 속에 딛어야 하거나 거북이 등껍질처럼 생긴 곳 중 움푹 파여있는 곳에 딛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전에 일본에 오가와야마 에서 등반했을때 몇몇 루트에서 이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그땐 프릭션이 더 좋고 크림프 홀드와 조화를 이룬 루트들이 많았다.

발과 마찬가지로 손 홀드도 슬로퍼성 홀드와 슬로퍼 포켓 그리고 엣지 홀드들이 대부분이었고 어려운 난이도로 갈수록 거북이 등껍질이나 면을 잡아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면을 양쪽에서 눌러잡는 컴프레션 동작들이 많았는데 이 동작은 사실 몸의 근육이 많이 없는 편인 나에게는 제일 힘든 동작이었다. 한 동작 한 동작이 숨이 막혔다.

 

우리들은 다양한 스타일의 낮은 난이도의 루트들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한 난이도에 이렇게 다양한 동작의 문제들이 있다는 것에 열광하며 등반하던 중 서울볼더스의 김정엽, 김병욱 클라이머가 프랑스에 도착한다.

 

2편에 계속_

 

이제 팬케이크에 적응해야 한다.

Author

신동철
  • Editor
  • Lighten Climbing Director
Photo Shin dongchul

'ROCK TRIP 2022 기록지' 시리즈 보기

  • 1. ROCK TRIP 2022 기록지 EP.03 락랜드 1편
  • 2. ROCK TRIP 2022 기록지 EP.02 퐁텐블로 2편
  • 3. ROCK TRIP 2022 기록지 EP.01 퐁텐블로 1편
서비스 선택
댓글
profile image

최신 기사

  • Story

    카자흐스탄으로 떠난 BD 백컨트리 스키 캠프 이야기

    BD 백컨트리 스키 캠프 이야기

  • Camping Tools

    Big Agens 2023 Stake Hammer/Hatchet

    빅 아그네스 스테이크 해머 / 손도끼 출시

  • Trail Running Shoes

    [Review] Hoka Tecton X Trail Running Shoe Review

    호카 텍토 X 트레일러닝화 리뷰

  • Backpacking packs

    CAYL Juheul Backpack First Look

    케일, 새로운 주흘 배낭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