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B 준비 과정에서 올려둔 인스타그램 지도 덕분에, 사마야(Samaya)의 창립자 Ghislain에게서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 열린 사마야 행사(Lightness As Freedom) 때 인연이 닿았던 사람이니,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본사가 샤모니(Chamonix)와 가까운 안시(Annecy)에 있으니 기회가 된다면 들러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생각해보니 사마야와 우리와의 인연은 깊다. 오티티 두 차례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했고, 사마야의 브랜드 이벤트인 'Lightness As Freedom'을 두 차례 함께 진행하기도 했다.


마침 TMB 이후 파리까지 이동할 계획이 있었기에, 프랑스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안시를 여행 루트에 추가했다. 그렇게 찾은 사마야 본사는 안시 외곽에 자리 잡고 있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한국으로 치자면 산업단지 혹은 파주 출판단지쯤에 가까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브랜드 이미지와 달리 현실적인 공간의 결은 또 다르게 다가왔다.
Ghislain은 미국 출장이 겹쳐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고, 대신 우리를 맞이해준 이는 Adrien이었다. 내부로 들어서자 넓고 단정한 인상이 먼저 들어왔다. 스태프들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Adrien의 안내로 공간을 하나씩 둘러보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쇼룸이었다. 예약을 하면 소비자도 방문해 사마야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텐트를 비롯해 브랜드가 선보여온 거의 모든 제품이 전시돼 있었다. Adrien은 하나하나 차근히 설명을 덧붙였고, 우리 역시 몇몇 텐트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어 자연스레 대화가 이어졌다.

Samaya Adrien Guillon

전시된 액세서리 중에는 프랑스 국기 라벨이 달린 제품들이 있었는데, 바로 이 본사 워크숍에서 제작되는 것들이라고 했다. 넓은 공간 안쪽에는 원단을 재단하는 구역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안시 전문대학(I.u.t University Institute Technology)과 공동 개발한 테스트 장비



다음으로 향한 곳은 랩이었다. 발수와 방수, 인열강도, 뒤틀림까지. 아웃도어 환경에서 요구되는 조건들을 확인하는 장비가 자리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냉동 챔버가 있었다. 촬영은 불가했지만, 동계 환경을 재현해 언제든 테스트할 수 있는 시설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Adrien은 직접 그 안에서 하루를 보내며 텐트와 침낭, 보온의류, 사용자까지 포함된 상호작용을 실험한다고 했다. 그 집요함에서 브랜드의 태도가 읽혔다.


건물 외부에는 강풍기가 설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1차적인 풍동 테스트를 진행하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한국의 텐트폴 제조업체인 DAC이 운영하는 Windlab에서 검증을 마친다고 했다. 강풍기 앞 데크에는 강우 실험을 위한 배관도 갖춰져 있었다. 최첨단 시설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충분히 부러운 공간이었다.

짧은 방문이었지만, 사마야라는 브랜드가 단순히 장비를 만드는 회사를 넘어 끊임없이 실험하고 검증하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었다. 화려한 마케팅이나 이미지는 잠시 잊히고, 대신 제품을 둘러싼 수많은 시행착오와 집요한 테스트가 오래 기억에 남았다. 안시라는 도시의 느긋한 풍경 속에서, 유난히 치밀한 리듬으로 움직이는 이 작은 본사는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다가왔다.
끝으로, 우리를 초대해준 Ghislain과 친절히 맞이해준 Adrien, 사마야 식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
강선희
|

Guide
Wilderness First Aid, 야생응급처치 방법 Vol.3 : 구조가 오기 전, 골절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1. 사고는 어려운 코스에서 나지 않습니다 낙상과 부상은 험한 곳에서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익숙한 길, 방심하는 순간에 더 자주 일어납니다. 무거운 배낭을 멘 채 건너는 계곡과 이끼 낀 바위 배낭 무게에 균형…

Story
특별할 건 없다. 그저 걸을 뿐 : OTT ORIGINAL 2026 영남알프스
Editor’s Note 2024년부터 OTT에 참가해 온 일본인 하이커 Tomo가 세 번째 여정을 기록했습니다. 이틀 내내 이어진 비, 길 위에서 주고받은 “파이팅”, 그리고 다시 한국의 산을 찾고 싶게 하는 마음…

Headlamps
Black Diamond Megawatt Headlamp
블랙다이아몬드(Black Diamond)가 새로운 플래그십 헤드램프 Megawatt(메가와트)를 선보였습니다. 최대 3,000루멘의 밝기를 제공하는 이 제품은 마운틴바이크, 트레일 러닝, 스키 투어링 등 빠른 속도로…

Ott review
OTT 2026 GEAR LOG: 오티티 영남알프스 2026 통계
비가 내린 트레일에서 장비는 어떻게 작동했을까요? OTT 2026 영남알프스 기어 로그 / 참가자 응답 123건으로 살펴본 우중 하이킹 장비 비가 이어지는 트레일에서는 장비를 선택했던 이유와 실제 사용 경험이 만나게…

Movie
하트 오브 비스트 : 아웃도어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브래드 피트가 나오고, 군견이 나오고, 광활한 자연이 펼쳐진다. 아웃도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눈길이 갈 만한 조합이다. 베러위켄드와 함께 시사회에서 만난 〈하트 오브 비스트〉. 그런데 영화를 보다 보니 자꾸 …

Down Jackets
BLACKYAK Stone Master Light Down Jacket #3 Review
블랙야크(BLACKYAK)의 스톤마스터(Stone Master)는 클라이밍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BCC 라인 가운데서도 디자인적인 성격이 분명한 컬렉션입니다. 기능적인 아웃도어 의류를 기반으로 하지만 전형적인 테크니컬…

Trekking Poles
First Look | Sierra Designs Mojo Carbon Z Poles
장거리 하이킹에서 트레킹 폴은 단순한 보조 장비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오르막에서 추진력을 보조하고 내리막에서 하체의 부담을 분산하며, 때로는 텐트의 구조를 지탱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장비가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경…

Guide
블랙야크 레이어링 시스템 2026 :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레이어 시스템
레이어 시스템은 아웃도어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류 운용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피부 가까이에서 땀을 처리하는 베이스 레이어, 체온을 유지하는 미드 레이어, 비와 바람을 막는 아우터 레이어로 구분합니다. 하지만 실제 산…

Camera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기 위한 카메라, Nocs Portal AFN7
쌍안경과 모노큘러를 만들어온 녹스 프로비전스(Nocs Provisions)가 첫 번째 카메라 Portal AFN7을 선보였습니다. 140g의 작은 바디와 IP56 방진·방수, 후면 이미지 재생 화면을 없앤 인터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