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을 이제 막 시작한 분들을 만나면 꼭 묻는 질문이 있다. 바로 등산화와 관련된 질문이다.
"어느 브랜드의 등산화가 좋아요?"
사실 필자는 등산화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물론 백패킹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유명 브랜드에서 나온 고가의 등산화를 두세 켤레 사서 번갈아 신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등산화의 기능에 만족하기보다는, 그저 남들이 신는 브랜드의 제품을 나도 신었다 정도의 만족감을 느꼈을 뿐이다. 등산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산행의 목적과 환경을 고려해서 적절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백패킹을 즐기는 분들이 즐겨 찾는 곳은 굳이 등산화를 신지 않더라도 갈 수 있는 곳이 많다. 만약 종주의 목적으로 표고차가 큰 산을 장시간 운행한다면 발목이 있는 등산화를 신는 것이 좋다. 한 시간 또는 두세 시간 정도 걸어서 목적지에 다다를 정도의 코스라면 등산화보다는 가벼운 트레일화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산행에 있어 신발은 흔히 장비의 빅 3이라고 하는 침낭, 배낭, 텐트만큼이나 중요한 장비라고 생각한다. 산행 시 소중한 발을 지켜주는 가장 밀접한 장비이기 때문이다. 개개인의 산행 스타일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의 경우라면 가벼운 짐을 메고 장시간 걷는 것을 선호하기에 등산화보다는 가벼운 트레일 러닝화를 주로 신는다. 대부분의 등산화가 고어텍스 소재의 재질 혹은 가죽으로 되어 있어 비에 쉽게 젖지는 않지만, 한 번 젖기 시작하면 말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시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무좀이나 물집을 예방하려면 통풍이 중요하고, 신발이 무거울수록 걷는 것만으로도 칼로리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다만, 신발 외피의 방수효과 유무는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선호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필자는 발볼이 넓은 트레일 러닝화를 선호한다. 장시간 걷다 보면 발이 부어오르기 마련인데, 딱 맞거나 발볼이 좁은 신발을 신으면 조금 불편하다. 이 또한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여러 신발을 미리 신어보고 자신에게 잘 맞는 신발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신발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보다 그 신발이 내 발에 얼마나 잘 맞느냐다. 아무리 인기가 많고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일지라도 본인의 발과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미리 사전에 몇 종류의 제품을 선택해 신어보고 본인의 발에 딱 맞는 제품이라면 구매해서 몇 달간 일상생활에서도 신어보는 것이 좋다.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걸을 때, 신발이 맞지 않아 고생한 하이커가 수도 없이 많았다.
즐겨신는 트레일 슈즈. 알트라에서 출시된 론픽 시리즈의 미드컷 모델이다. 가볍고, 무엇보다 발목을 잡아주어 산행시 만족감이 높다
대부분의 백패커들이 사용하는 등산 스틱도 필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필자의 방식이 옳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랜 기간 걸어보며 짐을 줄이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니, 짐이 가벼워져 굳이 등산 스틱을 사용하지 않아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은 것이다. 산행 시 등산 스틱은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백패킹과 같이 무거운 등짐을 메고 걸을 때는 체중을 분산시키기 위해 등산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등산 스틱을 이용할 것이라면, 가능한 가볍고 수납이 쉬운 제품으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등산 스틱에만 의존하여 무리하게 힘을 가하는 경우, 등산 스틱이 휘거나 부러져 무게중심이 쏠리면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등산복. 백패킹을 할 때 챙겨야 할 의류는 크게 레인재킷, 다운재킷, 운행복, 속옷, 양말 그리고 필요에 따라 내의나 모자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레인재킷은 방수 및 투습이 가능한 재질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백패킹을 할 때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기에, 레인재킷은 필수로 챙겨야 할 의류 중 하나이다. 꼭 비가 오지 않더라도 추울 때는 바람막이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제품으로 준비하면 좋다. 백패킹을 즐기는 계절이 여름일지라도 다운재킷 역시 필수로 챙겨야 할 의류에 포함된다. 삼계절용으로 사용할 것이라면 비싸고 두꺼운 제품보다는 가볍고 수납 시 부피가 적은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Illustration by kangsai
등산복은 개인의 선호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값비싼 기능성 의류도 좋긴 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일상생활에서 입는 옷 중에서 속건성인 티셔츠를 즐겨 입는다. 꼭 등산복이라고 따로 나오는 제품을 찾아 입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의류들은 기본적으로 속건성으로 나오고, 일반적으로 등산복으로 나오는 제품보다는 저렴한 편이다. 대신 운행 시 입을 옷과 잘 때 입을 옷은 구분해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백패킹이라는 아웃도어 활동에서 야영이라는 것이 목적이 아닌 수단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챙겨야 할 장비를 선택하는 요령이 생기고 배낭의 무게 또한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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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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