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장비 중 가장 중요한 장비가 무어냐 물어본다면 누구나 세 손가락 안으로 뽑는 장비가 바로 침낭일 것이다. 하계는 물론, 동계 야영 시 유일하게 생명과 직결되는 체온 유지를 담당하는 장비가 바로 침낭이기 때문이다.
침낭 역시 본인이 추구하는 하이킹 또는 백패킹 스타일에 따라 고르는 것이 좋다. 여유가 된다면 종류 별로 구비해서 상황에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지만, 꼭 그렇게까지 여러 종류의 침낭을 살 필요는 없다. 크게 어느 계절에 사용할 것인지, 어떤 종류의 충전재로 만들어진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 고민해서 고르면 된다. 침낭은 특히 개인차가 크게 반영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객관적인 잣대로 추천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제품이다. 같은 시기, 같은 곳에서 같은 침낭을 가지고 야영을 하더라도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몸에 열이 많아 추위를 많이 타지 않는 사람에 비해 추울 수도 있다. 침낭의 내한온도를 측정하는 국제표준인 EN 13537 기준으로 표기된 내한 온도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침낭을 구매할 때는 본인이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인지를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침낭의 종류는 크게 사용하는 계절에 따른 분류와 사용된 충전재에 따른 분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계절에 따라 크게 봄에서 초겨울까지 사용이 가능한 삼계절 침낭과 동계에도 사용이 가능한 동계 침낭으로 나눌 수 있고, 사용된 충전재에 따라 합성소재와 천연소재(다운)로 나눌 수 있다.
필자의 기준으로 정의를 하자면 삼계절 침낭은 보통 3월에서 11월까지 사용 가능한 적정 내한온도 Comfort 기준 -2도 ~ -6도 사이, 동계 침낭은 적정 내한온도가 Comfort 기준으로 최소 -15도 이상은 되어야 한다. 필자는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고, 우리나라의 산이 한겨울에는 아주 매섭기도 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5개월간 PCT를 종주했을 당시 사용한 침낭은 삼계절 침낭(하이시에라_제로그램)이었고, 마지막 구간을 지날 시기가 9월 말이었는데 큰 불편 없이 종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당시 마지막 구간인 워싱턴 주의 경우, 9월 중순 이후부터 많은 눈과 비가 내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PCT를 준비하는 하이커의 경우, 북진(멕시코에서 캐나다)을 하는 PCT의 적기가 4월~9월 임을 감안하면 내한온도가 Comfort 기준 섭씨 -6도(화씨 20도) 정도의 제품을 이용하면 된다. 다소 춥다고 느껴질 경우에는 다운재킷과 여분의 옷을 껴입고 잤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침낭의 내한온도가 높아질수록 침낭의 충전재 무게가 증가하거나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미국 하이커들도 화씨 20도를 커버하는 제품을 애용한다.
침낭의 충전재로는 덕다운과 구스다운을 충전하는 천연 충전재와 프리마로프트로 대표되는 합성섬유 충전재로 나눠진다. 이 둘의 차이는 가격과 무게, 발수성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내한온도를 기준으로 천연 충전재의 경우 합성섬유 충전재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만 무게가 가볍고, 물에는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가격이 비싸고 물에 취약한데도 천연 충전재를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무게 때문이다. 천연 충전재가 가지고 있는 필파워로 인해 적은 무게로도 높은 보온성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같은 내한 온도의 합성섬유 충전재에 비해 가벼울 수밖에 없다. 필파워가 우모(깃털)의 복원력을 말하는 것인데, 이 필파워가 높을수록 깃털 사이에 많은 공기층이 형성해 열전도를 차단해 온도를 높여준다. 그만큼 필파워가 높은 제품이 대체로 비싸기도 하다. 요즘은 천연 충전재도 발수 가공이 되어 이전과 달리 침낭이 물에 조금 젖어도 보온을 유지하는 제품들도 출시되고 있다. 가격대도 각 브랜드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략적으로 20만 원대~ 30만 원대의 제품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침낭은 아웃도어 장비 중 가장 중요한 장비인만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적은 부피와 가벼운 무게, 그리고 우수한 보온력을 위해 수많은 시간을 기술개발에 투자하는 침낭 제조업체의 노력과 기술이 집약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스타일에 맞고, 사용하는 환경에 맞는 좋은 침낭을 잘 구매해서 열심히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것이 돈이 아깝지 않게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다. 누가 그랬던가?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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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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