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라디자인(Sierra Designs)은 최근 브랜드 최초의 하이킹 슈즈 시리즈를 선보였습니다. 존 뮤어 트레일에서 이름을 가져온 ‘뮤어하이크(MUIRHIKE)’ 시리즈로, MUIRHIKE-10과 MUIRHIKE-30, MUIRHIKE-50 등 총 3개의 모델로 구성됩니다.
우리는 이 가운데 백패킹과 멀티데이 하이킹을 중심으로 설계된 뮤어하이크 50을 테스트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의 가장 큰 특징은 이너와 쉘을 분리할 수 있는 ‘피봇 모듈 시스템’입니다. 이동할 때는 두 구조를 결합한 하이킹 슈즈로 사용하고, 휴식할 때는 모듈을 분리해 활용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입니다. 하이킹화 안에 또 하나의 신발이 들어 있는 셈입니다.

| 항목 | 내용 |
|---|---|
| 테스트 기간 | 2026년 7월 14일–17일 |
| 테스트 장소 |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가리발디 주립공원 |
| 일정 | 3박 4일 |
| 이동 거리 | 약 50km 이상 |
| 주요 지형 | 흙길, 자갈, 나무뿌리, 암반, 장시간 오르막과 내리막 |
| 테스트 환경 | 백패킹 배낭을 착용한 멀티데이 하이킹 |
뮤어하이크 50의 피봇 모듈 시스템은 이너와 외부 쉘을 분리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너를 쉘 안에 넣은 뒤 신발 뒤꿈치 부분의 지퍼를 잠그면 두 모듈이 결합되어 하나의 하이킹 슈즈로 완성됩니다.

분리와 결합 과정은 간단합니다. 뒤꿈치 지퍼를 열어 이너를 꺼내거나, 다시 쉘 안에 넣고 지퍼를 잠그는 방식입니다. 테스트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이 과정을 반복했지만 지퍼가 걸리거나 결합부가 벌어지는 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흙과 먼지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며, 보행 중 이너와 쉘이 따로 움직이거나 뒤꿈치 결합부가 느슨해지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이번 3박 4일 테스트만 놓고 보면 피봇 시스템은 의도한 방식대로 안정적으로 작동했습니다. 독특한 구조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일반적인 하이킹화와 크게 다르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여러 날을 걷는 멀티데이 하이킹에서는 지퍼가 핵심 결합 장치라는 점이 다소 신경 쓰였습니다. 실제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트레일 중간에서 지퍼나 슬라이더가 손상될 경우 현장에서 대처하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으며, 반복적인 분리와 결합 및 장기간 사용 이후에도 같은 상태를 유지하는지는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브랜드는 피봇 모듈 시스템을 활용해 이너를 분리한 외부 쉘을 뮬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별도로 구조를 변형하거나 뒤꿈치를 접는 과정 없이, 이너를 제거하면 쉘 자체가 뮬로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너가 빠지면 쉘 내부에 여유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적인 뮬처럼 발을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구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신발이라기보다 텐트 주변에서 잠시 착용하는 보조적인 형태로 이해하는 편이 적절합니다.

테스트 과정에서 예상보다 편리했던 부분은 분리된 이너였습니다. 별도의 슈레이스는 없지만 양쪽으로 갈라지는 플렉스 텅이 발을 부드럽게 감싸주어, 하루 동안 하이킹화를 착용한 뒤 발을 쉬게 하기에 편안했습니다.
이는 제품의 주요 기능으로 계획했던 활용이라기보다 실제 사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한 장점에 가까웠습니다. 결과적으로 피봇 시스템은 하이킹화의 구조를 분리해 휴식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에는 일반적인 일체형 텅과 다른 플렉스 텅 구조가 적용되었습니다. 텅 중앙이 완전히 연결되지 않고 양쪽으로 나뉘어 있어 발등의 높이와 형태에 맞춰 자연스럽게 벌어집니다.

하이킹 중에는 슈레이스가 외부 쉘과 이너를 함께 잡아주며, 분리된 상태에서는 플렉스 텅이 별도의 끈 없이도 발을 감쌉니다. 장거리 하이킹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이 붓고 발등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집니다. 플렉스 텅은 특정 부위를 강하게 누르기보다 발의 형태에 맞춰 변형되기 때문에 발등이 높거나 발볼이 넓은 사람에게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토 프로텍션은 단단하게 설계되어 있어 요철이나 암반과 충돌할 때 발가락을 안정적으로 보호합니다.
반대로 발이 가늘거나 발등이 낮은 경우에는 내부 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봇 시스템을 위한 이너와 쉘의 이중 구조도 일반적인 하이킹화와 다른 착용감을 만듭니다. 따라서 뮤어하이크 50은 평소 착용하는 신발 사이즈만을 기준으로 선택하기보다 직접 신어보고 발뒤꿈치 고정력과 내부 유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뮤어하이크 50에는 Arnitel® 소재를 사용한 미드솔이 적용되었습니다. 브랜드는 일반적인 EVA 폼보다 복원력이 뛰어나 장시간 걸어도 쿠셔닝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합니다.
첫 착화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매우 부드러운 러닝화보다는 탄력과 지지력을 함께 갖춘 하이킹화에 가깝습니다. 발이 미드솔 안으로 깊게 가라앉기보다 충격을 받은 뒤 빠르게 원래 형태로 돌아오는 느낌입니다.
백패킹에서는 무조건 부드러운 미드솔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배낭 무게가 더해진 상태에서 폼이 지나치게 쉽게 눌리면 불규칙한 지면을 지날 때 발이 흔들리거나, 장시간 내리막에서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의 미드솔은 일정한 쿠셔닝을 제공하면서도 발이 좌우로 과도하게 흔들리는 것을 억제하는 편입니다. 흙길과 완만한 트레일에서는 부드럽게 이동할 수 있었고, 돌과 나무뿌리가 반복되는 구간에서도 발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받쳐주었습니다.
3박 4일 동안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한 이후에도 초기의 쿠셔닝이 급격하게 사라진다는 인상은 없었습니다. 지면의 감각을 직접적으로 느끼는 미니멀 슈즈보다는 충격 흡수와 장시간 보행의 편안함을 우선한 세팅입니다.

아웃솔에는 부틸 러버 기반의 RootGrip 컴파운드와 Dome Lug 패턴이 적용되었습니다. 러그는 발바닥의 압력이 집중되는 위치를 고려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마른 흙길과 자갈, 나무뿌리, 일반적인 암반에서는 안정적인 접지력을 제공했습니다. 러그가 매우 깊고 공격적인 산악화라기보다는 숲길과 정비된 트레일, 백패킹 코스를 폭넓게 대응하는 형태입니다.

전족부는 오르막에서 지면을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뒤꿈치 러그는 내리막에서 제동력을 확보합니다. 아웃솔 중앙에도 고무가 충분히 배치되어 있어 돌이나 뿌리를 밟았을 때 특정 부분에 압력이 몰리는 현상을 줄여줍니다. 다만 젖은 암반에서는 어떤 아웃솔이라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접지력이 좋다는 이유로 속도를 유지하기보다는 보폭을 줄이고 발바닥 전체를 지면에 놓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뮤어하이크 50의 공식 무게는 270mm 기준 한 짝 약 410g입니다. 최근의 경량 하이킹화나 트레일 러닝 슈즈와 비교하면 무거운 편입니다. 이너와 쉘로 구성된 피봇 시스템, 두꺼운 미드솔과 아웃솔을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무게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뮤어하이크 50의 무게는 하이킹화 한 켤레만 놓고 평가하기보다, 분리된 이너를 휴식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까지 포함해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가장 가벼운 시스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량 하이킹화와 얇은 베어풋 샌들을 각각 선택하면 더 낮은 총중량을 만들 수 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의 가치는 절대적인 경량성보다 장비의 개수를 줄이고, 이동과 휴식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관리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은 방수 모델이 아닙니다. 방수 멤브레인보다는 통기성과 건조, 피봇 시스템의 활용에 초점을 맞춘 제품입니다. 여름철이나 비교적 건조한 환경에서는 내부의 열과 습기를 빠르게 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비가 계속 내리거나 젖은 풀이 많은 구간에서는 내부까지 물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특히 이너를 휴식 상황에서 활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너가 완전히 젖으면 숙영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줄어듭니다. 비가 예상되는 일정에서는 여분의 건조한 양말을 준비하고, 캠프에 도착한 뒤 이너를 충분히 말리는 방식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은 짧고 빠른 당일 하이킹보다 며칠 동안 걷고 숙영지에서 충분한 시간을 보내는 하이커에게 적합합니다. 하이킹을 마친 뒤 신발의 구성을 분리해 발을 편안하게 쉬고 싶은 사용자에게 피봇 시스템의 장점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최대한 단순하고 가벼운 신발을 원하는 하이커에게는 추가된 구조와 무게가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시에라디자인 뮤어하이크 50은 단순히 가벼운 하이킹화를 목표로 만든 제품이 아닙니다. 하이킹할 때의 안정성과 하이킹을 마친 뒤의 휴식을 하나의 신발 안에서 해결하려는 백패킹 슈즈입니다.
피봇 모듈 시스템은 이너와 쉘을 분리해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입니다. 이너를 제거한 쉘은 일반적인 뮬보다 내부 공간이 여유롭게 느껴졌지만, 하이킹을 마친 뒤 잠시 발을 쉬게 하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분리된 이너 역시 예상보다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플렉스 텅은 별도의 슈레이스 없이도 발을 편안하게 감싸주었으며, 얇은 베어풋 샌들과 비슷한 착용감으로 캠프에서 잠시 휴식할 때 유용했습니다. 피봇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발견한 활용성이었습니다.
뒤꿈치 지퍼는 3박 4일 동안 여러 차례 분리와 결합을 반복했음에도 문제없이 작동했습니다. 다만 멀티데이 하이킹에서는 핵심 결합 부위에 지퍼가 사용된다는 점이 다소 신경 쓰였습니다. 실제 내구성 문제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장기간 반복 사용했을 때의 상태는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텔 미드솔은 배낭 무게가 실린 장거리 보행에서 일정한 쿠셔닝과 지지력을 제공했고, RootGrip 아웃솔은 일반적인 숲길과 산악 트레일에서 균형 잡힌 접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뮤어하이크 50은 가장 가벼운 신발도, 가장 단순한 신발도 아닙니다. 대신 걷는 시간뿐만 아니라 걷기를 마친 이후의 시간까지 고려합니다. 피봇 모듈 시스템을 통해 하이킹과 휴식의 영역을 하나의 신발 안에서 연결했다는 점이 이 제품의 가장 독특한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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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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